허니버터칩부터 마라탕 탕후루까지 전 세계를 사로잡은 자극적인 맛의 역사

디저트를 워낙 좋아해 틈만 나면 달달한 것을 찾던 저는, 특히 짜거나 매운 음식을 먹고 나면 강력한 단맛이 유독 간절해지곤 합니다. 이렇게 단짠과 맵달의 식습관을 반복하다 보니 웬만한 음식은 싱겁게 느껴지고 묘한 아쉬움이 남는데, 과연 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자극적인 맛의 노예가 된 걸까요? 맛의 조합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 봅니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자극적인 맛의 역사


1. 단짠 열풍의 시작과 뇌를 자극하는 맛의 메커니즘

약 10년 전, '허니버터칩'이 품귀 현상을 빚으며 전국을 강타했을 때를 기억하시나요? 달콤 짭조름한 콘셉트에 열광한 사람들은 마트를 샅샅이 뒤지고 이를 SNS에 공유하며 구하는 과정 자체를 즐겼고, 식품업계는 본격적인 단짠 메뉴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맥도날드의 '솔티드 카라멜 와플콘'부터 탕후루와 마라탕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가 단짠·맵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죠.

사람들이 단짠에 끌리는 이유는 명확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짠 음식을 먹으면 체내 나트륨을 중화하기 위해 탄수화물을 찾게 되고, 포도당이 흡수되면서 인슐린이 분비되어 당이 떨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이때 단것을 먹으면 신체 포도당과 나트륨 비율이 깨져 다시 짠 음식을 찾는 무한 루프가 반복됩니다. 단맛은 세로토닌을 분비해 마음을 평온하게 하고, 짠맛은 체액 유지를 돕는데, 이 둘을 동시에 섭취하면 도파민이 폭발하면서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2. 귀하고 귀했던 조선시대의 설탕과 소금

그렇다면 과거 우리 조상들도 이런 극단적인 단짠을 즐겼을까요? 전통 한식은 현대처럼 자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주원료인 사탕수수가 열대 작물이라 한반도 재배가 불가능했던 설탕은 중국과 일본에서 수입해야 하는 초고가 수입품으로 주로 왕족들의 자양강장제로 쓰였습니다.

세종대왕의 비 소헌왕후가 세상을 떠날 때 설탕을 구하지 못해 아들 문종이 눈물을 흘렸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귀했습니다. 소금 역시 마찬가지여서, 바닷물을 끓여 만드는 당시의 자연 방식은 거대한 가마와 엄청난 땔감, 막대한 노동력이 소모되어 나라에서 엄격하게 관리하는 레어템이었습니다. '소금'이라는 단어는 한자(흰 소, 금 금)가 아니라 순우리말에서 유래한 것이며, 당시 사람들은 설탕과 소금 대신 조청이나 엿으로 단맛을 채웠습니다.

3. 조상들의 슴슴한 단짠 지혜와 조선판 레시피

귀한 재료 속에서도 조상들은 지혜롭게 은은한 단짠을 즐겼습니다. 조선시대 조리서 《증보산림경제》에는 '가지김치' 레시피가 등장하는데요. 겨울철 항아리에 가지를 넣고 소금물을 부어 땅에 묻었다가 꺼낸 뒤, 가지를 쪼개 조청을 뿌려 먹으면 깔끔하고 맛있었다고 합니다. 극단적이지 않고 슴슴하면서도 조화로운 은은한 단짠을 즐길 줄 알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4. 전 세계를 매료시킨 단짠과 시청자들의 유쾌한 반응

단짠은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중독 현상입니다. 미국은 마트의 디저트들이 혈관이 막힐 정도로 극단적으로 달고 짜며, 감자튀김을 밀크셰이크에 찍어 먹는 등 단짠의 원조답게 진화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매콤한 스파이시와 달콤한 스위트를 결합한 '스위시(Swicy)'가 새로운 F&B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영상을 본 시청자들은 "계속 단짠으로 먹다간 살이 금방 찐다", "초코파이와 매운 프링글스를 번갈아 먹다 10kg이 훅 쪘다"라며 폭풍 공감 어린 댓글을 남겼습니다. 단맛이 다른 맛을 은은하게 증폭시켜 주는 효과가 있어 자꾸만 손이 가게 된다는 반응도 이어졌습니다. 오늘도 열일하느라 떨어진 당을 채우기 위해, 달달하고 짭조름한 간식을 찾아 떠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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