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은 왜 한 접시에 2개씩 나올까? 75년 전 배급제와 위탁 가공업의 역사
우리동네 회전초밥집을 가서 먹고 또 다른 지역의 초밥집을 가서 먹었는데
회전초밥집에 갈 때마다 접시마다 왜 딱 두 개의 초밥만 올라져 있는지, 그리고 왜 가격이 다 다른지 의문을 품게 됩니다. 원하는 초밥을 한가득 담고 계산하면 편할 것 같은데 굳이 한 접시에 두 개씩 제한을 둔 이유는 1945년 일본의 패망과 극심했던 식량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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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밥은 왜 한 접시에 2개씩 나올까? |
1. 1945년 일본 패망과 150만 명의 귀환
1945년 일본이 전쟁에서 패한 후, 식민지로부터의 식량 공급이 완전히 끊겼습니다. 여기에 아시아 전역에 있던 패장병과 해외 거주민 등 150만 명이 한꺼번에 본토로 돌아오면서 극심한 식량 부족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쌀 공급이 절반 이하로 줄면서 쌀값은 패전 전보다 130배나 폭등했고,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었던 생선 가격 역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올랐습니다. 1945년부터 1949년까지 단 4년 동안 영양실조로 사망한 일본인만 약 1,000만 명에 육박할 정도였습니다.
2. 생계를 위해 탄생한 초밥 '위탁 가공업'
정부가 모든 음식점의 영업을 전면 금지하고 식재료를 배급제로 통제하자, 생계가 막막해진 초밥집 주인들은 자구책을 마련했습니다.
음식을 직접 만들어 파는 요식업 형태가 아니라, 손님이 가져온 쌀로 초밥만 만들어 주는 '위탁 가공업' 방식을 고안한 것입니다. 재료는 손님의 것이고 기술만 제공하는 형태였기에 도쿄 당국도 이를 조건부로 수락했습니다.
3. '쌀 한 홉' 규정이 만든 한 접시 2개의 법칙
당시 도쿄 당국이 내건 조건은 가공할 수 있는 양을 1인당 쌀 한 홉(약 180ml, 밥 한 공기 분량)으로 제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양으로 초밥을 만들면 대략 10개 정도가 나옵니다.
당시는 생선 종류도 다양하게 올릴 수 없었기 때문에, 초밥집 주인들은 4~5가지 종류의 생선을 한 종류당 2개씩 총 10개를 접시에 담아 판매했습니다. 이 배급 수급 방식이 현재까지 이어져 회전초밥집의 '한 접시 2피스' 문화와 모둠초밥 10개 구성으로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4. 초밥에 고추냉이와 생강이 들어가는 진짜 이유
초밥과 함께 제공되는 고추냉이와 생강 초절임에도 역사적 필연성이 숨어 있습니다.
- 고추냉이의 살균 효과: 19세기 무렵은 냉동 기술이 발달하지 못해 싱싱하지 못한 생선으로 인한 식중독 사고가 빈번했습니다. 고추냉이의 강한 휘발성 성분은 식중독을 예방하고 생선의 비릿한 맛을 잡는 살균 역할을 했습니다. (현대의 대중적인 와사비는 서양고추냉이에 향신료를 섞은 경우가 많으며, 100% 생고추냉이는 달큰하고 부드러운 맛을 냅니다.)
- 생강 초절임의 역할: 식초와 생강 역시 뛰어난 살균 작용을 하여 식중독을 예방하고 입안을 깔끔하게 정돈하는 사이드 메뉴로 정착했습니다.
최근 일본의 저렴한 회전초밥집이나 국내 일부 매장에서는 남녀노소 취향을 고려해 와사비를 아예 넣지 않고 따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전통적인 스시야에서는 네타와 샤리의 조화를 위해 적정량을 넣어 쥐어주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